전여친' 향수 냄새 못 잊는 이유… 뇌가 향기를 기억한다?

난닝구머스마 0 03.13 13:11

지나가다 익숙한 향기를 맡았을 때 전연인 등 그와 관련한 특정인 또는 특정 상황이 떠오르는 경험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이를 '프루스트 현상'이라 한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속 주인공이 과자 냄새를 맡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던 데서 비롯된 용어다. 실제로 뇌는 향기로 추억을 새기기도 하는 걸까?


냄새을 맡고 기억이 떠오르는 이유는 후각과 기억을 처리하는 뇌 영역이 연결돼있기 때문이다.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에 2021년 게재된 연구에서 '장면' 기억력과 후각이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되는 탓에 강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실험을 통해 발견했다. 사람이 냄새를 맡으면 그 냄새 입자가 코 안에 있는 수용체를 자극한다. 이 냄새 신호는 곧 신경을 통해 뇌 속 특정 영역에 보내지는데, 뇌의 그 특정 영역이 기억을 처리하는 영역과 연계돼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특정 향기에 얽힌 기억을 뇌가 갖고 있다가 유사한 향기에 후각 자극이 일어나고, 이런 자극이 과거 기억을 깨우게 된다.


냄새에 대한 기억이 더 오래 유지되는 덴 과학적인 배경도 있다.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가 2009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사물과 상황, 대상에 대해 처음 느낀 냄새는 뇌에 각인돼, 이후 같거나 유사한 냄새를 맡으면 당시의 감정을 소환한다. 실제로 시각과 청각을 통한 기억은 주로 단기 기억에 해당하는 반면, 후각으로 인해 새겨진 기억은 장기 기억이 된다. 후각에 연계된 기억이 다른 감각에 비해 더 오래 지속되는 것이다. 눈이나 귀의 신경세포는 뇌의 분석을 담당하는 고등 뇌로 신호를 보내는데 콧속 신경세포는 우리의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로 신호를 보낸다. 따라서 어떤 냄새를 맡으면 단순히 그 냄새에 대한 기억뿐 아니라 그 기억에 얽힌 감정까지 떠오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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