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부수고 초고층빌딩 속속…‘도쿄 대개조’ 재개발 열풍

쾌걸조루 0 07.15 01:10

1970년대 조성돼 한때 일본의 고도경제성장을 상징했던 오사카박람회 기념공원 주변에서도 간사이지역의 문화와 스포츠 거점을 만드는 대규모 재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도쿄에선 최근 1~2년 사이 유명 백화점들이 잇따라 헐리고 있습니다.


신주쿠역 서쪽 출구의 상징 오다큐 백화점은 대부분 철거됐고, 바로 옆 개점 60주년 현수막이 내걸린 게이오백화점도 철거 예정입니다.


도쿄 젊은이들의 거리, 시부야 도큐백화점의 마지막 영업날엔 수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NHK 뉴스 : "도쿄 시부야의 상징으로서 영업을 해 온 도큐백화점 본점입니다. 조금 전의 영상인데요. 55년의 역사에 막을 내렸습니다."]


고도경제성장과 거품경제를 거치며 지어진 대형 건축물들.


반 세기 이상 지나 노후화하면서 역 주변 땅을 소유한 부동산개발회사와 철도회사, 자치단체 등이 연합해 일제히 재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구로세 노조미/도큐 시부야개발사업 담당 : "시부야는 100년에 한번 있을 재개발이라고 하는데 지금의 개발을 100년 후까지 지속 가능하게 하고자 합니다."]


요즘 도쿄에서는 도시의 상징이 될 만한 건물을 세우는 대규모 재개발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에서도 도쿄대개조라는 표현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풍경은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문을 연 모리JP타워는 330미터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됐고, 최고 높이 순위는 계속 달라지고 있습니다.


재개발의 초점은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습니다.


[쓰지 신고/모리빌딩 사장 : "국제도시 간 경쟁의 시대입니다. 그 경쟁에서 도쿄가 이기지 않으면 일본의 미래는 없다고 말해 왔습니다."]


2006년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2050년에는 도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인구가 줄어들어 활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그리고 수도 밑에서 발생해 피해가 엄청날 수 밖에 없는 이른바 '수도직하지진'에 대한 우려도 재개발 열풍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더욱 엄격해진 방재기준을 적용하고, 건물 곳곳에 수천 명이 일정기간 버틸 수 있도록 비상식량과 물품을 보관하도록 했습니다.


[가부키초타워 방재담당 : "(이건 어느 정도의 양인가요?) 3천 명 정도가 사흘 정도는 버틸 수 있는..."]


대규모 재개발에 따른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 시민이 즐겨찾는 메이지신궁 외원의 3백미터 은행나무길.


야구장과 럭비경기장, 고층 건물 두 동을 새로 만들고, 7백여 그루를 베어낼 예정입니다.


유네스코 자문기구도 재개발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집회 참가자 : "도쿄에서는 드물게 하늘이 넓게 보이는 환경이 사라지는 것 아닐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고층 건물 위주의 비슷한 단지들이 도심 곳곳에 형성되면서 개성을 잃고, 공실이 늘어나는 등 도심 내 지역간 격차도 이미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도쿄 대형 빌딩 공급량은 전년도의 배가 넘었습니다.


[요코하리 마코토/도쿄대학 교수 : "사업자가 비용을 분배해서 주변의 공동화를 어느 정도 제어하거나, 주변의 가치를 높이는 형태로 일체적인 정비를 해야합니다."]


내년이면 전후 80년을 맞는 일본.


잇딴 재개발과 함께 도시의 개성과 정취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 풀어야 할 과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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