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처증, 의부증 환자

벗기전인그녀 0 08.23 21:06

 중독자의 대부분은 자신의 증상을 병으로 여기지 않는다. 때문에 자진해서 병원을 찾는 경우는 무척 드물고 주로 배우자가 혼자 와서 고통을 호소한다. 신성철 박사는 “생리 중이거나 산후조리 기간임에도 남편이 섹스를 강요하는 바람에 아내가 섹스기피증에 걸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결혼 전에는 ‘하루에도 4∼5번씩 한다’는 것이 남성성의 과시로 인식되어 병인지 아닌지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결혼생활이 지속될수록 문제가 점점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부부클리닉 후’의 김병후 원장은 “70세 노인임에도 섹스 충동을 주체하지 못해 베란다에서 자위행위를 하다 며느리에게 들켜 병원을 찾은 경우도 있다”며 “섹스 중독증이 반드시 젊은층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주부 박모(45ㆍ서울 강남구 신사동)씨도 남편의 지나친 섹스 중독으로 병원을 찾은 경우다. 박씨는 8년 전 남편의 외도를 직접 확인한 후 일시적인 하지마비를 겪었고, 조기폐경까지 돼 이후 부부관계에서 아무런 느낌을 가질 수 없었다. 오히려 성교통(痛)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남편의 요구는 그칠 줄 몰랐다. 박씨뿐만 아니라 사창가, 전화방 등을 통해 만난 여성들과도 계속 성관계를 가졌다. 박씨는 “남편은 거의 매일 잠자리를 요구했고 심리적인 모멸감과 육체적 무리를 참으면서도 부부관계를 지탱해오다 병원을 찾았다”며 “남편에게 함께 치료를 받자고 해도 거부했다”고 말했다. 결국 박씨는 자신의 성기능 장애에 대한 치료만을 했을 뿐 남편의 치료는 포기해야 했다.

특히 의처증이나 의부증이 있는 배우자일수록 섹스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조경애 상담위원은 “자녀들이 있는 데서도 섹스를 요구하는 등 남편의 비정상적인 섹스 중독으로 인해 아내는 자신이 도구가 된 듯한 모욕적인 느낌을 많이 받는다”며 “우울증에 걸리기도 하고 심지어 이혼까지 고려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섹스 중독증이 병의 성격상 완치가 힘들고 재발 또한 잦기 때문에 확인하는 즉시 상담을 받을 것을 권유한다. 병으로 보는 의사는 알코올 중독증처럼 금욕 단계를 거쳐서 단계적으로 약물치료, 상담 등을 받도록 권한다. 우울증이나 정서불안의 산물로 보는 의사는 심리치료약을 투여하면서 상담을 병행하는 쪽을 택한다. 증세가 심할 경우에는 범죄를 예방할 목적으로 여성호르몬을 투여하는 ‘화학적인 거세’를 하기도 한다. 국내에는 아직 섹스 중독자를 위한 클리닉은 없다. 김병후 원장은 “아내가 남편의 섹스 요구에 대해 무조건 화를 내지 말고 차분히 설명하거나 애정표현을 적극적으로 해주는 등 섹스 이외의 것으로 보완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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