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오르가즘

마틸다 0 08.24 01:28

결혼한 새댁과 시어머니 사이에 어떤 의견 차가 생겼을 때 새댁은 시어머니에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당당하게 말하기 어렵다. 시어른이라서 대하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잘 보이고 싶은 마음도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더라도 무조건 “어머니 말씀이 맞습니다”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처음에는 별문제가 없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만이 쌓여 고부간의 갈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처음엔 좀 어렵더라도 ‘싫고, 좋음’을 명확히 표현한다면 서로를 잘 알 수 있게 돼 점차 사이 좋은 고부간으로 발전할 수 있다. 성생활에서도 아내가 남편을 위하는 마음에 오르가슴을 꾸며낸다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40대 여성이 자위행위를 할 때는 오르가슴을 느끼지만 남편과의 성관계에서는 느낄 수 없다며 내원했다. “혹시 자위행위 때처럼 느낄 수 있게 애무를 해 달라고 남편에게 요구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지금까지 남편은 내가 잘 느끼는 줄만 아는데 어떻게…”라며 그런 말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했다. 만약 자신이 느끼지도 못하면서 오르가슴에 도달한 것처럼 연기한 사실을 남편이 알면 큰일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남편 몰래 치료를 받으러 온 것도 혹시 남편이 알지나 않을까 두렵단다. 

느끼지도 못하면서 가짜 오르가슴을 연기하는 이유가 뭘까? 남편이 나름대로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쉽게 흥분되지 않는 여성은 남편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기 위해 거짓 오르가슴을 연기한다. 그리고 성관계를 하기 싫은 여성은 오래 하면 아프기 때문에 빨리 끝내기를 바라는 마음에 가짜 연기를 하기도 한다. 또 성관계 후 “오늘 괜찮았어? 좋았어?”라고 묻는 완벽주의 남편을 둔 여성이나 성적자신감이 결여된 여성은 혹시 남편이 딴 곳에 눈길을 줄까 걱정이 되어 오르가슴을 느끼는 척하기도 한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속담이 있다. 거짓 연기를 하면 언젠가는 남편도 그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물론 전희를 빨리 끝내고 성급하게 사정만 하려고 하는 남편은 처음엔 아내의 거짓반응을 잘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성생활 전반에 걸쳐 수동적인 아내가 유독 오르가슴만 느낀다면 차츰 의구심이 들게 되고 결국엔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렇게 되면 남편은 부인과 성관계를 하지 않으려고 할 수 있고, 여성 또한 자신이 아닌 남편을 위한 성관계였으므로 더 이상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좋은 고부간이 되기 위해서는 좀 어렵더라도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도움이 되듯 부부 성관계에서도 처음부터 자신의 느낌을 솔직히 말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지금껏 거짓 오르가슴을 연기한 여성이 어느 날 갑자기 남편에게 “나 그동안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어”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남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물론 지금까지의 반응이 모두 가짜라는 말을 들으면 처음에는 당황하거나 화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남성들은 성생활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게 된다.

시간이 좀 지나면 연기까지 하면서 자신의 성적만족을 위해 애써준 아내에게 도리어 고마워할 수도 있고, 또 아내의 솔직한 태도에 대해 믿음이 생겨 더 노력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아내는 자신이 받고 싶은 애무를 충분히 받을 수 있게 되어 진짜로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내 자신의 성적만족도가 높아짐은 물론 남편의 성적만족도 올라가게 되어 서로 ‘윈윈(win-win)’하는 성관계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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