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입하되 사정하지않는

데이빗백원 0 08.24 08:05

고대 중국 방중술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소녀경(素女經)에는, 삽입하되 사정하지 않는 접이불사(接而不射) 혹은 접이[ 불루(接而不漏)를 성기능 강화의 기본 강령으로 소개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정력과 양기를 보태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남자의 본능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진료실에 있다 보면 이 접이불사의 의미를 오해하고 섣불리 연습(?)하다가 전립선 문제로 내원하는 환자분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또한 인터넷 등 여러 매체에는 접이불사를 정력강화의 비방처럼 소개하거나, 한편으로는 그 폐해만을 나열하는 등 상반된 견해가 난립하고 있어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이번 기회에 이 접이불사의 의미와 적절한 활용 방법을 현대적으로 해석보기로 하자.

접이불사에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면, 그 자체가 해롭기보다는 적절치 못한 활용이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일단 사정(ejaculation) 작용의 생리학적 기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남성의 성반응이 고조되면, 사정 전단계에 누정(漏精)이라는 작용이 일어난다. 남성이 성적으로 충분히 흥분하면 방광 출구가 닫히면서 정자, 전립선액, 정낭액 등으로 구성된 정액이 전립선 분비선의 안쪽에 위치한 정구(colliculus seminalis)라는 공간으로 이동한다. 이를 누정이라 하며, 누정으로 인해 정구는 정액으로 가득 차 평상시의 세 배 정도 팽창하며 이렇게 항진된 내압으로 인해 대뇌와 척수의 사정반사를 자극하여 마침내 사정을 유도한다.

생리학적으로 누정이 완전히 이루어지면 사정은 피할 수 없다. 이미 정구에 고인 정액은 돌아갈 곳이 없으며, 오직 배출되는 과정만 남은 것이다. 즉 누정이 되었다는 것은 사정을 돌이킬 수 없는 지점(point of no return)에 달했다는 것이고, 이미 누정된 상태에서 억지로 사정을 참는 건 전립선에 상당한 무리를 준다. 접이불사를 적절치 못하게 활용하는 것은 이와 같이 이미 누정이 임박한 상태에서 억지로 사정을 참는 행위를 말한다. 생리적으로 자연스러운 사정반사를 인위적으로 틀어막음으로써 전립선에 심각한 울혈과 부종을 유발하며, 이는 결국 만성 전립선염이나 전립선통으로 이어지기 쉽다.

올바른 의미의 접이불사는 사정감이 최고조에 달하기 전에, 즉 누정이 이루어지기 전에 사정감을 조절하는 기법이라 할 수 있다. 남성의 성반응을 1~10단계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라 표현한다면, 첫 발기는 1, 사정은 10이 될 것이다. 누정은 9단계에서 이루어지고, 웬만큼 사정 조절 능력이 뛰어나지 않는 한 누정의 전단계인 7~8에서는 곧바로 누정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즉 이미 7~9단계에 오른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제대로 된 접이불사가 아니다. 이는 억지로 사정을 참는 것이며 전립선을 비롯한 생식기에 위험한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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