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자주 삐면 ‘만성발목불안정증’

헬리크 0 08.25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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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삐었다’고 하는 발목 염좌는 재발이 잦다. 급성 발목 염좌 환자의 약 20~25%에서 만성 발목불안정증이 발생한다. 처음 발목을 접질린 후 6개월이 지나도 여전히 아프거나 6개월 내에 다시 염좌를 겪는 경우 만성으로 간주된다. 만성 발목불안정증 환자의 13%에서 78%까지 발목 관절염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발목 염좌는 발목을 지탱하는 인대가 외부 충격에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거나 찢어진 상태다. 안쪽의 ‘삼각 인대’와 바깥쪽 ‘전거비 인대’ ‘종비 인대’ ‘후거비 인대’로 구성돼 있는데, 모두 발목의 과도한 움직임을 제한시켜 고정해 줌으로써 발목의 안정성을 유지한다.


발목은 보통 바깥쪽으로 꺾이기 때문에 발목 뼈 중 가장 위에 있는 거골을 지탱하는 ‘전거비 인대’에 손상이 대부분 발생한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연구에서 주로 전거비 인대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만성 발목불안정증이 또 다른 외측 인대인 ‘후거비 인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내 학계에 보고했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영욱 교수는 ‘만성 발목불안정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한 후거비 인대의 가치’라는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Medicine) 최신호에 발표했다.


김 교수는 17일 “이번 연구로 발목 염좌나 만성 발목불안정증 환자에서 후거비 인대도 전거비나 종비 인대 만큼이나 주요한 원인이 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정상인과 비교해 발목 불안정증 환자의 후거비 인대 면적이 평균 39.35㎟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또 이 결과의 민감도와 특이도가 각각 93.3%, 100%로 측정돼 진단 지표의 가치로서도 유효한 것으로 판단됐다.


김 교수는 “발목 치료 의사는 MRI에서 만성 발목불안정증 환자의 중증도나 치료 효과를 평가할 때 전거비나 종비 인대로만 판단하지 말고 후거비 인대의 변화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성 발목불안정증은 관절염 등 합병증이 나타나기 전에 진단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항염증제, 보조구 착용, 물리 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도 가능하며 치료가 지체될 경우 인대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발목 염좌로 진료받은 사람은 142만명에 이른다. 주목할 것은 발목 염좌 환자의 상당수가 10~30대 젊은층이라는 점이다. 발목 염좌가 만성 발목불안정증, 이후 발목 관절염으로 이행되는 유병률을 고려할 때 향후 젊은 관절염 환자가 증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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